나는 그 순간 내 남은 모든 인생을 너에게 바치기로 했다. 필사적으로 달려 도착한 새로운 세계, 새로운 시작 앞에서 어쩔 줄 모르던 나를 네가 바로 부른 그 순간에 말이다.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. ‘키류 센토’는 본디 태어남 그 자체로 가치를 부여받는 다른 생명과 달리 목적에 의해서 합성되고 만들어진 존재다. 그런 나를 밑바닥부터 재구축해 여기까지 이르게 한 너에게 내게 남은 모든 것을 주는 건 생명이 숨을 쉬듯 당연한 일일 것이다. 적어도 나에겐, 앞으로의 나에겐 그렇다. 비록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삶과 저질러버린 책임에서 버둥거리며 시작된 탄생이기에 태양처럼 살아가는 너에 비하면 큰 가치는 없을지도 모르지만, 나에겐 너 말고는 엉성한 나 밖에 남지 않았으니 이 정도 뿐이 줄 수가 없다. 솔..
꽃이 피고 또 지듯이 차라리 사랑에 빠졌으면 좋았으리라. 하늘과 약속해 건국된 이 나라는 하늘의 전달자이며 아이기도 한 용을 받았다. 지상에 내려온 용은 인간의 나라에서 시련과 삶을 익히며 나라는 용을 보호하고 하늘의 배려를 받아 크지 않은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긴 역사를 영위할 수 있었다. 그러나 그 긴 역사도 여기까지일 것이다. 미친 왕은 불로불사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용을 찾았고 그를 막은 수많은 신하들은 이미 목이 베였다. 자신 또한 그런 운명을 걷게 될 것이다. 이 감옥에서 살아나간 존재는 없다. 무엇이 어찌 되어 왕이 미쳐 하늘과 역사가 약속한 관계를 파탄내고 위협에 빠뜨렸는지 알 수 없다. 센토가 아는 건 누군가 목숨을 걸고 자신에게 용의 위치를 알렸으며 실제로 가보니 가장 큰 목련나무 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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